도망간 피고인 탓에 멈춘 재판, 보이스피싱·사기는 불출석 1심 가능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아 지연되던 1심 형사재판의 불출석 재판 요건이 완화됐다.
피고인이 재판에 나오지 않아 1심 공판절차가 장기간 멈추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소송촉진법 개정안이 2026년 6월 2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피고인의 불출석 사유와 재판 진행 단계를 구분해,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피고인 없이도 재판을 진행하거나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소송촉진법은 피고인이 왜 불출석했는지, 재판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와 관계없이 법정형을 중심으로 불출석 재판 가능 여부를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의도적으로 도망한 피고인에 대해 재판 진행이 어려워지고, 국가의 형벌권 행사와 피해자의 권리 회복이 지연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사기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법정형이 상향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민생사건임에도 법정형 기준 때문에 불출석 재판을 활용하기 어려워졌고, 그 결과 재판 지연과 피해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개정 법률은 피고인의 귀책사유와 재판 단계에 따라 불출석 재판 요건을 나눴다.
먼저 공판기일에 1회 이상 출석했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불출석하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또 변론종결기일에 출석해 선고기일을 고지받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선고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피고인 출석 없이 바로 선고할 수 있다.
적용 대상 범죄도 확대됐다.
사형, 무기징역 또는 장기 10년 초과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중대범죄 사건은 원칙적으로 불출석 재판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사기죄,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민생사건은 법정형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불출석 재판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개정 소송촉진법은 공포된 날부터 즉시 시행되며,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된다.
이번 개정은 피고인의 고의적 불출석으로 인한 재판 지연을 줄이고, 피해자가 있는 형사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신속한 재판 진행 사이의 균형은 앞으로 실제 재판 과정에서 계속 점검해야 할 쟁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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