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실거주 거절 뒤 재임대, 예측 못한 불가피한 사정 있어야”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뒤 기존 임대차가 갱신됐을 기간 안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려면,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임대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026년 9월 10일 임대차 갱신 거절에 따른 손해배상 사건에서 임대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대법원 법원도서관이 15일 공개한 중요판결 요지에 따르면 사건번호는 2026다203203이며, 쟁점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갱신됐을 임대차기간 안에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였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임대인이 자신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하면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다. 대법원은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려면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생겼고, 그 사정 때문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임차인은 아파트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했지만 임대인은 자신이 실제 거주하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이후 임대인은 계약 종료 뒤 2년이 지나기 전에 해당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했고, 임차인은 갱신 거절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임대인은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다른 부동산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요구 때문에 재임대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해당 사정이 예측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고 재임대도 불가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대법원은 이 결론을 받아들여 임대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실거주 목적의 갱신 거절 뒤 재임대가 허용되는 예외 요건과 증명책임을 구체화했다. 임대인은 사정 변경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갱신 거절 당시 이를 예측할 수 없었으며 제3자 임대 외에 다른 선택이 어려웠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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