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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엔, 세계성장률 2.5% 전망…위기는 전쟁보다 물가로 번진다

더로직 전문 기자·
유엔, 세계성장률 2.5% 전망…위기는 전쟁보다 물가로 번진다

유엔이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2.5%로 낮췄다. 중동 위기가 에너지 가격과 물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번지며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다. 중동 위기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에너지 가격, 물가, 금리, 소비 여력에 영향을 주는 세계 경제 변수로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엔은 19일 세계 경제 중간 전망을 통해 2026년 세계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추정치 3.0%보다 낮고, 지난 1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2027년에는 2.8% 수준의 완만한 회복이 예상됐다.

이번 전망의 핵심은 전쟁의 충격이 전선 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엔은 중동 위기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고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에너지 기업에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가계와 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가 전망도 악화됐다. 유엔은 선진국 물가상승률이 2025년 2.6%에서 2026년 2.9%로 오를 것으로 봤고, 개발도상국은 같은 기간 4.2%에서 5.2%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료 공급 차질이 농산물 생산 비용을 높이고, 이는 식품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지역별 충격은 다르게 나타난다. 서아시아는 인프라, 무역, 관광 피해가 겹치며 성장률이 3.6%에서 1.4%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유럽연합 성장률이 1.5%에서 1.1%로, 영국은 1.4%에서 0.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은 가계 수요와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2026년 2.0%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에너지 구조 다변화와 전략 비축,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충격을 일부 흡수하겠지만 성장률은 5.0%에서 4.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는 6.4%, 아프리카는 3.9% 성장이 제시됐다.

이번 전망은 세계 경제가 더 이상 ‘전쟁 지역’과 ‘비전쟁 지역’으로 분리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동에서 시작된 불안은 유가를 거쳐 물가로, 물가는 금리와 환율로, 다시 각국의 소비와 투자로 이어진다.

한국 경제에도 이 흐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국제유가와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기업 비용과 환율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유엔은 노동시장, 소비 수요, 인공지능 관련 무역과 투자가 일정 부분 세계 경제를 지탱할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이 버팀목이 물가와 지정학 리스크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느냐다.

이번 전망의 의미는 숫자보다 방향에 있다. 성장률 2.5%는 세계 경제가 아직 침체에 빠졌다는 뜻은 아니지만, 회복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남은 쟁점은 중동 위기가 에너지 가격과 물가를 얼마나 더 자극할지,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금리·재정 정책으로 이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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