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문신 처벌 공식 깨졌다…대법 “의료행위 아니다”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문신 시술을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비의료인이 바늘과 염료를 이용해 문신을 하는 행위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의료행위로 분류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문신 시술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염료가 주입되는 만큼, 감염이나 부작용 등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기존 대법원 판례는 눈썹 문신 등 문신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해왔고, 이에 따라 의사 면허가 없는 문신 시술자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의료인이 아닌 상태에서 2019년 5월 27일 문신용 기계와 염료를 이용해 오른팔에 레터링 문신을 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원심은 기존 판례에 따라 피고인의 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6년 5월 21일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의료법상 의료행위가 되려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거나,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신체에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학적 전문지식에 따른 시행과 관리가 필요한 행위여야 한다고 봤다.
이 기준에 비춰볼 때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 즉 장식이나 표현을 목적으로 한 일반적인 문신은 질병 치료와 직접 관련이 없고, 반드시 의료인 수준의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문신이 이미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고, 문신용 기계의 안전성 개선과 위생용품 사용 일반화 등으로 보건위생상 위해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문신 시술자의 직업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문신을 받는 사람의 행복추구권과 예술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비의료인이 하는 통상적인 레터링 문신이나 장식 목적 문신은 더 이상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처벌되기 어렵게 됐다.
이는 1992년 이후 이어져 온 대법원의 기존 판단을 바꾼 것으로, 문신을 의료행위 중심으로 규율하던 법적 틀이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문신 시술 전반에 대한 규제가 모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시술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히거나, 위생관리와 관련한 다른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에 따른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대법원도 문신행위에 대한 전면적 규율은 2027년 10월 29일부터 시행 예정인 문신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판결은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문신 시술을 곧바로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하던 기존 구조를 바꾼 판단이다.
앞으로 문신 시술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 여부보다, 별도 법률에 따른 자격·위생·관리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고 적용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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