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상정 불발…사실상 6·3 국민투표 무산 수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방침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안 상정을 포기하면서,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사실상 무산됐다.
■ 필리버스터 맞불에 의장 ‘눈물’의 산회 선포
오늘 오후 2시 소집된 본회의는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국민의힘의 ‘투표 보이콧’으로 의결 정족수(191명)를 채우지 못한 채 ‘투표 불성립’이 선언되자, 우 의장은 오늘 재표결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안 상정 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상황은 반전됐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될 경우, 헌법 제130조에 따른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 부의’ 시한을 맞추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단상에서 눈물을 보이며 “어떻게든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으나,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상황에서 의사진행이 더 이상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은 개헌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오늘로써 6·3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 ‘계엄 방지’ vs ‘선거 졸속’… 여야 정면충돌
이번 개헌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원내 6개 야당이 주도해 발의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권을 강화하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등 ‘포스트 12·3 계엄’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야권은 국민의힘의 불참을 두고 “헌법기관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당리당략으로 가로막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을 ‘지방선거용 정략 개헌’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다. 공소취소 특검법 등 야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맞물려 사법체계를 흔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건국 정신과 6·25 전쟁 등 보수 진영의 가치가 배제된 ‘밀실 개헌’이라며 장외 투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 6·3 지방선거 대격돌… ‘개헌 무산’ 책임론 분수령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의 동시 실시는 무산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정국은 ‘개헌 무산 책임론’을 둘러싼 여야의 사생결단식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개헌 저지 세력 심판론’을 앞세울 것으로 보이며, 국민의힘은 ‘야권의 입법 독주 제동’을 명분으로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동력이 국회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며 “오늘 결정된 무산 사태가 한 달 남짓 남은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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